장애 비행 청소년들에게 '아버지'의 역할을 하며 25년째 한결같은 마음으로 청각장애 제자들을 헌신적으로 돌보는 50대 교사가 주위의 존경을 사고 있다.
주인공은 청각장애인 학교인 충북 충주시 성심학교에서 윤리와 한문 과목 등을 가르치는 김정태(51) 교사.
김 교사는 대학을 졸업한 이듬해인 지난 82년부터 현재 재직중인 충주 성심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이후, 줄곧 가정환경이 어렵거나 비행에 빠져든 제자들의 대변자이자 보호자 역할을 해 오고 있다.
김 교사가 교편생활을 시작한 시절만 해도 관공서에 수화통역사 제도가 정착되지 않아 청각장애인들이 형사사건 등에 연루될 경우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.
이에 김 교사는 자신의 제자는 물론 다른 성인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수화통역사로 자청해 나섰고, 법원과 검·경이 수화통역을 요청하면 아무리 바쁜 일이 있더라도 한걸음에 달려갔다. 지금까지 김 교사의 도움을 받은 청각 장애인들의 수는 헤아릴 수 없는 정도다.
특히 김 교사는 장애 비행 청소년들의 선도에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다.
일례로 성심학교에 재학 중인 최모(19)군은 초등학교 때 부모의 이혼으로 편부 슬하에서 자라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무단가출과 절도 등 범죄를 일삼아 소년범 수용시설 신세까지 지게 됐고 보호관찰을 받고 있었다.
그러다 김 교사를 만난 최 군은 수년에 걸친 김 교사의 헌신적인 보살핌으로 최 군은 무사히 고3 과정까지 진급해 졸업을 앞두고 있다.
김 교사는 하교 후나 휴일이면 최 군과 함께 등산을 하거나 수영장을 데리고 다니며 건전한 여가생활을 하도록 옆에서 도왔고, 금전적 유혹에 빠져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일을 막기 위해 최군의 통장 등 살림을 직접 살피는 등 아버지의 역할을 해오고 있다.
이 학교 조일연 교감은 "김 교사는 제자와의 인연을 소중히 여겨 졸업생들까지 일일이 보살핀다"며 "장애 때문에 사회적으로 소외받기 쉬운 제자들에게 큰 힘이 돼 주는 참 스승"이라고 말했다.